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란, 마치 배에서 닻을 내린 배가 닻을 내린 주변을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이, 처음 접한 정보(=닻)가 기준이 되어 이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화 효과(priming effect)를 뜻한다.
즉, 닻 내림 효과에 의하면, 기존에 본인이 알고 있던 정보 또는 관련 이슈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던 정보가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옷가게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본 코트의 가격이 120만원이라고 쳐보자. 그 다음에 본 코트는 100만원이다. 닻 내림 효과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는 두 번째 본 코트가 싸다고 생각하기 쉬워진다. 반면에, 만약 옷가게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본 가격이 100만원이라면, 첫번째 경우에서보다 이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고차를 사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다. 중고차 거래를 위해 처음 방문하면, 딜러는 가장 비싼 모델을 제일 먼저 보여준 뒤, 점차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모델들을 보여준다. 처음에 본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은 닻이 되어, 우리는 결국 처음 것보다는 저렴하지만 정말 절대적으로 싼 가격인진 확실치 않은 - 심지어 딜러 입장에서 보았을 땐 비싸게 판매하는 것일 수도 있는 - 금액에 만족하며 차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닻 내림 편향(anchoring bias)은 이러한 닻 내림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무언가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아주 적을 때, 우리는 나름대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그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창의성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기준으로 발휘되며, 그로 인해 마치 닻을 내린 것 처럼 기존 정보 주변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는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이스라엘의 Amos Tversky와 Daniel Kahneman은 닻 내림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들의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유엔 회원국들 중 몇 퍼센트의 국가가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지 추측해야 했다. 연구자들은 이 참가자들이 퍼센트를 추측하기 전에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을 돌리게 했다. 실험 결과, 돌림판에서 큰 숫자가 나왔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의 국가들이 아프리카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완전히 전~~혀 상관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나온 숫자가 UN 회원국 중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의 %를 짐작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혀 연관 없는 숫자 였지만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결정을 할 때 굉장히 강력한 닻(anchor)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닻 내림 효과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영국 레스터 대학의 Eva Krockow 박사는 다음 세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출처: Psychology Today):
1. 편향의 존재를 인지하라
우리의 결정이 편향되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여야 한다. 큰 금전적 결정 등을 내려야 할 때 주의하여 이런 점을 생각해준다면, 본인 스스로의 마인드에 의한 함정에 빠질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2. 결정내리는 것을 미루어라
단번에 의사 결정을 내리기보단, 조금 시간을 갖고 추가적인 정보를 가지려고 노력하라.
3. 스스로의 닻을 내려라 (=>전략적으로 닻을 이용해라)
처음 본 가장 비싼 모델의 금액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구매하기 전에, 내지는 가게에 방문하기 전에, 사야할 물건의 시세를 온라인으로 검색하여 스스로의 닻을 만든다면, 거래를 할 때 그 정보를 닻 삼아 거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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