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는 코로나의 해였다. 21세기 한국에 사는 우리들의 대다수는 위험한 전염병이라는 건 세계사 수업에서 흑사병이나 사극의 역병이라는 것 밖에 들어본 적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로 다가온 전염병의 위협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엄청난 스케일로 유행하는 전염병이라니!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사회에서 전염병 발생 이전보다 훨씬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하듯, 우리의 마음을 쏙 빼앗는 미학(aesthetics)이 성행하고 있으니, 바로 다크 아카데미아(dark academia)이다.
2020/11/05 - [Trends] - 다크 아카데미아(Dark Academia)란?
이전 글에서, 다크 아카데미아는 대학과 지식, 그리고 배움에 대한 낭만화에 클래식한 스타일과 마법과 같은 신비로운 이미지가 가미된 인터넷 미학이라고 설명했었다.
인터넷 미학(Internet aesthetics)은 참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다크 아카데미아나 코티지코어같이 엄청난 인기를 확 끄는 것들은 많지 않다. 그만큼 여러 사람들의 심리를 잘 대변하면서, 공허함을 채워주는 기능에 충실해야만 호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층 어두워진 밀레니얼 세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를 감지하는 우리 마음이 반응하여 다크 아카데미아와 같은 미학의 매력이 증폭되었다. 배움과 지식에 대한 강조는 불확실한 미래에 조금이라도 대비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트 아카데미아(Light Academia)란?
다크 아카데미아가 주도하는 아카데미아 미학 열풍의 한 갈래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분위기의 어두움과 밝음의 정도가 정반대인 미학이다. 예를 들어, 다크 아카데미아의 여주가 위험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섹시한 뱀파이어 남주와 연애를 한다면, 라이트 아카데미아의 여주는 천사 출신의 반짝반짝하는 착하고 완벽한 남주를 만날 것이다. 다크 아카데미아의 여주가 짙은 브라운 체크무늬 자켓을 입고 버건디 컬러의 긴 네일아트를 하고 있다면 라이트 아카데미아의 여주는 구불거리는 긴 금발에 아이보리색 오버핏 니트에 밝은 회색 체크무늬 A라인 스커트를 입고 있을 것이다.
다크 아카데미아와 라이트 아카데미아의 대조적인 느낌은 아래 컬러 팔레트에서도 볼 수 있다:
라이트 아카데미 패션
라이트 아카데미아 패션은 다크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여전히, '아카데미아' 느낌을 충만하게 해주는 체크무늬, 기본 셔츠, 엔티크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의 소품들(팬던트, 팔찌 등)은 공유되고 있으나 그 컬러에서 훨씬 밝고, 여성스러운 핑크나 아이보리 등이 추가되어있다.
다크 아카데미아의 스타일과 확연히 다르지 않은가? 그래도 컬러를 제외하면, 많은 아이템들이 서로 교차해서 입을 수 있다.
라이트 아카데미아 라이프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크 아카데미가 어두운 월넛 컬러의, 요크샤이어에 사는 안본지 10년은 된 것 같은 페투니아 고모님(누구세여)으로부터 물려받은 책장에서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오래된 잉크 냄새가 폴폴 나는 역사서를 찾아보는 것이라면 라이트 아카데미아는 마시맬로우가 동동 떠져있는 코코아를 마시며 푹신한 침대에 앉아 아이보리 털실로 짠 담요를 덮고 오래된 시집을 보다가 페이지 사이에서 우연히 말린 꽃잎을 발견하는 그런 느낌이다.
더욱 완성적인 느낌을 위하여
앞선 다크 아카데미아 글에서도 언급했듯, 또 빠질 수 없는게 바로 플레이리스트이다. 인테리어나 내 패션 스타일을 바꾼다면, 그 다음 만족시켜줘야할 감각은 청각아니겠는가! 어두운 밤, 컨셉에 충실하며 침대에 누워 조곤조곤 책을 읽어보자. 사람은 원래 환경에 아주 큰 영향을 받는 생명체이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환경으로 내 주변을 꾸민 뒤, 청각을 통해 그 느낌을 증폭시킨다면 아카데미아 미학이 강조하는 지식과 배움에 대한 열의와 의지가 미래의 나를 지금의 나보다 더 좋은 곳에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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