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의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의 인기가 심상치않다. 2021년 1월 28일 기준으로 넷플릭스가 이제껏 제작한 작품들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보여준다고 한다. 넷플릭스에 의하면, 공개된 첫 달에 8천 2백만명이 브리저튼을 보았다고 한다.
브리저튼 브금 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rjlejRPDYQU&t=748s
브리저튼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아름다운 코스튬이었다. 브리저튼에서 이러한 코스튬들이 등장하게 된 데엔 배경으로 설정된 시대의 영향이 아주 크다. 본 포스트에선 브리저튼의 배경이 된 섭정 시대(Regency Era)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국의 섭정 시대(Regency era)가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조지 3세는 말년에 심각한 정신병을 겪었고, 그로 인해 그의 아들이 1811년부터 1820년까지 섭정 통치를 했었다. '섭정 시대'는 후에 조지 4세가 되는 이 아들이 섭정으로 통치를 했던 이 정확한 시기를 뜻하기도 하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영국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인 만큼 법적으로 섭정 역할을 했던 그 시기를 포함하여 더 포괄적으로 정의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섭정시대는 조지 3세의 말기인 1795년부터 조지 4세, 그리고 윌리엄 4세의 통치기간을 포함하는 1837년까지를 주로 의미한다고 한다.
영국 최초의 신사(gentleman) 조지 4세와 패션
조지 4세는 '영국 최초의 신사(First Gentleman of England)'라는 영애로운 별명을 갖고 있다. 이는 그의 심미안적인 취향과 스타일 덕분에 생겨난 별명이다. 조지 4세는 밝고 쾌활하며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 알려져있으며, 영국 귀족 남성들의 패션 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섭정 시대 이전의 영국 남자들의 스타일은 하얀색 가발을 쓰는, 지금의 우리 눈으로 보았을 때 굉장히 괴상한... 그런 스타일이었다.
1700년대 후반에 영국 귀족 남성들은 모두 저런 가발을 썼다. 이 가발들은 Powdered wig라고 불렸는데, 저 특유의 하얀색 또는 약간 빛바랜 하얀색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 파우더를 팡팡 뿌렸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 여자도 비슷하게, 회색이나 푸른빛이 도는 회색의 파우더를 머리에 팡팡 했었다. 가발에 뿌리는 파우더는 곱게 간 전분을 주성분으로, 오렌지 꽃, 라벤더, 또는 독일 붓꽃(Orris root)의 뿌리를 사용해 향기를 추가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조지 4세는 이러한 파우더 팡팡 가발쓰는 스타일을 따르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머리색 그대로를 선호한 것이다. 그 내막엔 조지 4세의 정치적 반대파가 이 파우더 팡팡 가발에 세금을 매긴 것에 반대하는 의향을 비치기 위해서라지만, 결과적으로 저 기괴한 가발을 쓰지 않는 것이 조지 4세의 스타일링엔 더욱 도움이 되었다.
조지 4세는 약간 게으른 성격에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몸집이 상당히 컸는데, 이를 시각적으로 좀 더 줄여보이게 할 수 있도록 어두운 컬러의 옷을 주로 입었고, 기존에 남자들이 많이 입던 쫄쫄이 반바지 스타일보다 더 편한 판탈롱을 선호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두터운 이중턱을 가릴 수 있도록 장식용 목도리(neck cloth)를 매일 입어 영국 귀족 남자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게 만들었다.
이렇듯, 조지 4세를 선두로 당시 젊은 남정네들은 윗 세대와는 다른 패션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패션의 느낌이 브리저튼에도 잘 나타나있다.
또 당연히, 드라마에서 확 시선을 끄는건 우아한 레이디들의 스타일이다. 바로 저 하이 웨스트의 드레스들말이다! 이 시대 여성들의 패션 특징은 그 이전 시대와 확연하게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고? 바로 허리선의 위치가 너무나 다르다.
섭정시대의 드레스의 특징은 저 하이 웨이스트에 있다. 왜냐하면, 저 섭정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여자들의 드레스는 우리가 간혹 해외 시대극에서 많이 봐왔던, 엄청나게 꽉 낀 코르셋을 입은 그런 드레스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섭정시대 이전인 17세기의 드레스를 보면, 코르셋으로 허리를 꽉 졸라매고 그 아래로 밸(bell) 모양으로 치마가 떨어지는 모양이 대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섭정시대는 이와 같이, 영국 사회의 유행하는 패션에 있어서 크나큰 변화가 생기던 시기였다. 그렇다면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은 이와 같은 시대 배경을 어떻게 녹여냈을까?
브리저튼 속 변화하는 패션의 모습
우선 아주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이 시기가 변화가 만들어지는 시대였던 만큼 드라마 속에 기존의 스타일과 새로운 유행 스타일이 동시에 출연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말이다.
왕실은 무엇인가?!
왕실은 왕국 밖의 사회가 변화하는 것에 비해 유행을 잘 타지 않으면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브리저튼은 그러한 상황을 옷에서 그대로 표현해냈다. 여왕과 여왕의 시녀들을 보면, 왕실 인원이 아닌 다른 귀족들과는 확연히 다른 패션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유행하는 하이 웨이스트에 자연스런 자신의 머리카락을 들어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전히 옛 전통을 지키며 코르셋과 벨 모양의 치마, 그리고 하얀 가발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귀족들은 이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 누구도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지 않으며, 모두가 유행을 따르며 하이 웨이스트 드레스를 입고 있다.
또 한가지 재밌었던 포인트는, 페더링턴 가문의 어머니였다. 브리저튼의 1편 앞부분을 보면, 페더링턴가에서도 세 딸들을 데뷔시키기 위해 엄청난 준비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화려한 원색의 꽃무늬를 좋아하는 페더링턴 안주인은,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며 딸들의 코르셋을 더욱 꽉, 더욱 꽉, 더욱 꽉!!!! 쪼이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를 보면, 이 페더링턴 아주머니는 귀족 사회에서 패션 센스가 좀 많이 별로인 사람으로 인식이 된다. 굳이 휘황찬란한 원색 꽃 프린트 드레스를 보지 않더라도, 이미 철지난 코르셋을 자신들의 딸들에게 강요하며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는 모습에서부터 시대와는 조금 뒤쳐진 그녀의 패션 센스를 엿볼 수 있다.
브리저튼은 시즌1의 큰 인기를 기반으로 시즌2 촬영까지 확정이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보니 출연하는 배우들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 이미 주연배우들과 조연배우들은 각종 언론사에 인터뷰다 뭐다 아주 바쁘게 활동하는 것 같았다. 시즌2는 브리저튼 가의 장남 엔서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거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보너스 (요건 몰랐찌)
프러시아에서 온 왕자로 나온 이 배우... 해리포터에 나왔었다고 한다. 그리핀도르 출신에 헤르미온느한테 찝쩍거리는 추파남 코맥 맥라겐(Cormac McLaggen)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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