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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s Story

역사, 전쟁, 그리고 유엔(United Nations)의 탄생

by CEOSEO 202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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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대해 다시 공부를 해야되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리뷰도 할 겸 유엔에 관하여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아직 어떤 글들을 추가할지 계획이 별로 없어서, 우선은 Seo's Story에 작성한 뒤 후에 글이 좀 쌓이면 세부적인 카테고리 분류를 하려고 한다.

 

음... 아무래도 유엔에 대한 가장 첫 포스팅이니까, 유엔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야겠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 배경지식으로 조금 긴 포석(?)을 깔고 시작하고자 한다.

 

 

인간의 역사와 전쟁

역사(History)란 무엇인가? 가장 심플한 정의를 따르자면, 역사란 과거에 대학 학습을 뜻한다. 인간이 글자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 기록을 남기게 되면서 후대의 사람들은 그 기록들을 기반으로 과거에 대한 학습이 가능해졌다. 문자가 없던 더욱 까마득한 옛날은 글자를 사용해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를 역사 이전의 기간, 선사(prehistory)라고 한다.

 

역사 속 전쟁에 대한 첫 기록: 2500BC 정도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수메르인의 돌덩이. 당시엔 문자가 개발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 석화 외에 추가적인 기록은 없다고 한다. 전쟁이라는 사회적 충돌이 인간 문명 그 자체만큼 오래된 행위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 옛날부터 무엇을 기록했을까? 아주아주아주 옛날에, 글자를 쓰고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일단 글자라는 걸 읽고 쓸 수 있게 배울려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데, 당장의 의식주 해결을 위해 하루종일 일을 해야 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러한 럭셔리를 감당하지 못한다. 물론 이런 지극히 경제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신분과 같은 사회적인 이유로 글자를 배우는 것이 아예 단절되었을 수도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였건, 글자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의 엘리트들이었다.

 

역사란, 이 엘리트들이 관심 있는 무언가들을 열심히 적어놓은 글들을 기반으로 해석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역사에서 배우는 상당수의 콘텐츠에 '전쟁'이라는 것이 끊임없이 포함되어 있다. 왜냐하면 전쟁이라는 행위에서 정치적 지도자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고, 이 지도자들 자신들과 그들을 보필하는 자들은 모두 엘리트이며, 이들은 그들 문화권에서 실질적으로 글자를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은 정말 끊임없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만 보더라도, 우리는 고조선이나 고국려가 엄청나게 잘싸우는(?!) 국가들이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이 잘싸운다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알고 있을까? 바로 전쟁이 끊임 없이 일어났고, 그러던 와중 말도 잘타고 활도 잘쏜다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그게 기록에 남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다.

 

 

1차 & 2차 세계 대전

 

그 오래동안 전쟁이란 것은 계속 존재하며 발생했었으나... 그 중에서도 유엔이라는 기구가 1945년에 탄생하게 된 계기엔 20세기에 들어서 발생한 세계 양차대전이 있다. 전쟁의 결과가 너무나 참혹해서, '아, 더 이상 싸우다간 살아남는 사람이 없겠구나!'를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아주 오래전부터 평화를 위한 영구 기관을 만들자는 주장은 계속 있어왔다(예: 18세기 프로이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단지 실현되지 않았었을 뿐!)

 

국제연맹기 (1939)

 

사실 유엔 이전에도, 세계적 평화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1899년, 1907년 두차례에 걸쳐 열린 헤이그 회담 뒤에,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국제 연맹(League of Nations)이라는, 지금 유엔의 전신 쯤으로 여겨지는 기구가 만들어졌었다. 국제 연맹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설립된 평화를 위한 기관이다. 국제 연맹도 지금의 유엔과 마찬가지로 세계 평화를 목적으로 했다. 그런데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이 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세계 대전은 발발했다.

 

국제 연맹은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당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사진)이 제안한 것이었다. 그런데 국제 연맹은 설립 초기부터 상당히 삐그덕거렸다. 마치 곧 일어날 더욱 참혹한 일을 예견이라도 하듯 말이다... 우선 강대국들의 참여가 별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평화 기구를 만들자고 했던 윌슨의 의지와는 다르게 미국은 국제 연맹에 가입하지 못했다. 국제 연맹 설립에 관한 내용은 베르사유 조약(1919)의 한 파트였는데, 미국 상원(United Nations Senate)이 이 조약 비준 동의에 거부했기 때문이다. (불쌍한 대통령아저씨... 막 이래야 한다!! 열심히 세계적으로 주장해서 다른 나라들은 오케이해서 가입했는데 정작 집안 관리(?)가 안되서 본인 국가는 참여를 못했다... 얼마나 쪽팔렸(?)을까...) 게다가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애초에 참가를 못했고, 러시아 또한 훨씬 뒤에 참여했다가 핀란드를 침공하고선 쫓겨났다. 나중에 참여한 독일은 연맹을 떠났고(히틀러 등장), 제국주의에 빠진 일본도 떠났고(중국 침공),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연맹을 탈퇴했다.

 

1651년 출반된 Thomas Hobbes의 Leviathan 커버. 가장 강력한 지존 레비아탄의 존재로 인해 그 외 생물체들은 갈등을 줄이고 규칙을 따른다. 레비아탄은 한 국가 내에서 정부의 역할로 묘사된다. 다만, 국제정치로 분야가 넘어왔을 땐 레비아탄(=세계정부)가 없다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국제 연맹의 창립자들은 이상주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엄청난 사상자를 만드는 전쟁을 원하지 않고, 전쟁이 발발했을 때 견뎌야 할 비용은 엄청나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렇기 때문에 공식 기구(institution)을 설립하여 모든 국가가 서로 전쟁을 나지 않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들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너무 이상적이었던 나머지, 모든 국가의 힘이 다르고, 어느 누구는 겁나 쌔고 어느 누구는 상대적으로 쪼렙이라는 걸 간과했다는 것이다. 레벨도 한껏 올리고 장비도 풀로 맞춘 강대국들이 무엇이 두려워서, 내지는 어떤 이득이 있다고, PVP가 가능한 필드에서 자신보다 약한 국가들을 건들이지 않겠는가. 국제 시스템의 행위자들(=국가) 모두의 행동을 제한할 수 있는 걱대한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Leviathan)이 없는 한 모든 행위자들을 같은 선상에서 같은 인센을 주면서 길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지만, 국제 연맹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국제연맹이 실패한 주요 원인에 대해 설명한 Time지의 기사가 있다: 링크)

 

유엔의 탄생

유엔 엠블럼

그래서 인류는 또 다시 세계 대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1차 대전이 종료된지 고작 2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그 기록을 갈아치우는 전쟁이 추가로 생기게 된 것이다. 유엔이라는 기구는 그 두 차례의 전쟁을 모두 겪은 뒤 태어났다.

 

"아 그래, 아무리 우리가 국가간 차별을 없애고 모두에게 1국가 1원칙의 혜택을 주고 싶어도, 풀장비 고렙들을 인정해주는 무언가를 심어놔야 무분별한 PVP도 예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상주의(Idealism)보다 현실주의(Realism)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겠다는 마음이 샘솟은 것이다.

 

새로운 국제 기구의 설립에 관한 이야기는 연합국의 중심이었던 4개 국가 - 미국, 영국, 소련(Soviet Union), 그리고 중국(지금의 중국 말고, Chiang Kai-sek이 이끌던 Republic of China, 즉 지금의 대만)간 논의를 통해 진행되게 되었다. 긴 논의 끝에, 1945년 4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UN Conference on Internaoitnal Organization이 개최되었고, 유엔 헌장(the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는 두 달 뒤인 6월에 50개국에 사인하면서 만들어지게 된다. 유엔은 공식적으로 1945년 10월 24일부터 존재하게 되었다.

 

유엔 헌장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유엔 헌장은 유엔의 존재 기반 자체의 근거가 되는 문서이다. 회원국의 권리와 의무를 포함하여 유엔의 주요 기구와 절차들들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있다. 유엔 헌장에는 유엔의 목적(=세계 평화)과 상이한 목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모든 국가에게 동등한 주권적 평등이 적용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유엔 헌장은 이 링크에서 볼 수 있다: 링크)

 

그렇다면 그 이전 국제 연맹에서 보장해주지 않았던 강대국의 위치는 어떻게 보장되었느냐? 바로 안전보장이사회(Security Council. 한국어로 줄여서 '안보리')를 통해서였다.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유엔은, 만약 어떤 한 국가가 유엔의 회원국을 공격하였을 때, 다른 모든 회원국들이 함께 달려가서 뚜까뚜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런 분쟁의 시작이 어떻게 되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를 바로 안전보장이사회가 맡아서 조사한 뒤 필요한 수단 등을 강구하여 시행할 수 있다. 안보리는 상황이 어떤지 조사를 하고, 분쟁에 대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차를 권고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이 보는 안보리 관련 뉴스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떠어떠한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들이 대다수이다. 

 

이렇듯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안보리에는 5개의 상임이사국(permanent members)가 지정되어있다. 이 상임이사국을 두는 제도가 바로, 국제 연맹과는 다르게 강대국을 인정해주는 유엔만의 방식인 것이다. 상임이사국 5개는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그리고 미국이다. 안보리엔 상임이사국 외에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non-permanent members) 10개가 있다. 상임이사국은 2년마다 안보리에 들어오거나 나가거나 매번 위치가 바뀌는 국가들과는 다르게 영구적인 안보리 회원이다. 또한, 이들은 거부권(veto)를 가지고 있다. 원래는 다수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도, 만약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비토를 행사한다면 그 건은 이루어질 수 없다. 즉, 이 veto권을 준건 강대국의 파워에 대해 아주 큰 인정을 한 규칙이라고 볼 수 있다.

 

유엔이 만들어지고도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국가들간의 파워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명단을 교체해야한다는 말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어떤 국가를 어떻게 상임이사국에 추가할 것이냐, 에 관하여선 엄청난 정치적인 의견들이 있기 때문이 쉽사리 접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일본은 아주 오래전부터 상임이사국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그걸 우리나라나 중국에 그대로 보고 있겠냐규...)

 

끝으로, 어쨌든 유엔은 인류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결과를 만들었던 두 차례의 전쟁 끝에 만들어진 기관이다. 그 이전에도 세계 평화 구축을 위한 영구적인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은 쭈욱 있었지만, 그런 의견들이 지지를 받아서 정말 기관이 탄생한 것은 국제 연맹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국제 연맹의 이상주의적 아이디어는 유엔을 통해 현실성이 가미되어 실제 기구가 설립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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